개인 잡설/어학 신변잡기

[블로그 게시물 100회 기념] 태어나서 첨으로 밝히는 제 학습경험담

computer97 2012. 1. 12. 16:13

이번 회차가 제 블로그의 100번째 게시물이 되면서, 이번 만큼은 퍼온 글이 아닌 제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학습법에 대한 글을 써왔지만, 전 제 자신의 학습법은 언급한적이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학습법은 이단적이어서(단어장 안만들기, 독해/리스닝 반복없이 1번에 끝내기, 문장구조 분석없이 문형패턴 외우기)

누구에게도 권할수 없었는데, 이러한 제 학습경험이 저로 하여금 과연 모든 이에게 통하는 효율적인 학습법이 존재할까하는 의문을 품게 하는 동시에, 노력만 하면 방법이 어떻든지간에 극의는 통한다는 신념을 갖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제가 3개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보통사람보다 월등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느낀 것입니다. 근데 어학면에서 저를 지금의 저로 이끈 핵심요소는 바로 '동기부여'라는 생각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잘하기'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동기부여가 아닙니다. 영어는 일종의 수단이며, 수단은 원칙적으로 뭔가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닙니다. 물론 순수하게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것도 가능하지만, 동기부여치고는 너무 약하다는 것입니다. 과연 자신이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가는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란 생각을 넘어서서, 뭔가 훨씬 구체적이고 희망찬 비전을 세워서 자신의 공부의 목표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이러한 '비전'은 자신의 공부에 크나큰 동기부여를 줄 것입니다. 그럼 참고로 전 어떻게 동기부여를 했는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PS: 자신이 정한 목표를 달성했을때의 모습을 단순히 주기적으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목표달성률이 올라간다는 심리학의 임상실험 연구결과도 있답니다^^. 그 목표가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너무 원대하면 안되요

 

고3을 앞두고, 전 대학진학을 염두에 두어야 했습니다. 저는 학력고사세대인데 당시에는 국영수 과목의 배점이 상당했는데 문제는 제가 영수가 다 꽝이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수학은 그 과목 자체를 싫어해서, 대학진학에 대한 절박감으로 고2 겨울방학때부터 영어에 올인했습니다(1차 동기부여). 고3 1학기때까지 암기과목시간에 오로지 영어만 공부한 덕에 학력고사에서 영어과목에서의 선전으로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비록 단기간에 집중적인 공부였지만, 이때 영어의 기본을 아주 잘 닦아놓았습니다. 왠만한 원서는 읽을수 있는 수준이었지요.

 

대학입학후, 스터디그룹인 '뉴스위크독해반'에 가입하였습니다. 사실 시사내용에 관심이 많았던 저로서는 잡지도 읽으면서 영어도 공부하는 일석이조를 노리고 여기 스터디그룹에 가입하였습니다. 뉴스위크는 너무 재미있어서, 이 잡지를 손에 잡으면 손을 놓을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저의 뉴스위크에 대한 애독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근데 독해/어휘가 좀 막히면서, 당시의 저의 꿈은 뉴스위크를 자유롭게 읽는 것이었습니다 (2차 동기부여). 즉 영어를 잘해보고 싶다는 좀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그냥 이 잡지를 거침없이 읽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학2학년이 되었을때 전 뉴스위크를 거의 거침없이 읽는 실력을 쌓았습니다.

 

대학3학년 어느날 캠퍼스에서 우연히 외국선교사들과 대화할 기회가 생겼는데 말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곧바로 캐나다 어학연수를 가서 2개월동안 영어연수를 받았습니다. 애초에는 벙어리영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서 어학연수를 간것이지만, 듣기 연습도 하지 않은채 어학연수를 간 거라서, 현지에서 듣기실력이라도 키울겸 방과후에는 열심히 미드랑 심슨을 보기 시작하면서 전 그것에 점점 심취해져 갔습니다. 영어청취 연습을 위해서 그것들을 본것인데, 나중에는 그것들을 즐기기 위해서 영어를 원어로 청취해야만 했습니다(3차 동기부여). 이것은 개인적으로 공부의 패러다임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영어가 목적(공부해야 할 대상)에서 수단(동영상을 보기 위한 것)으로 변하면서, 이때부터 제게 영어는 더이상 공부가 아니라 즐거운 정복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캐나다방송은 유선방송으로 엄청난 양의 미드를 틀어줬고 더빙이나 스크립트 하다못해 자막도 구할수가 없어서, 방송을 이해하기 위해 미친듯한 집중력을 가지고 방송을 봤습니다. 방송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지치지도 않고 머리에 발음이 속속 박혔습니다. 다행히 저의 미친듯한 독해능력덕분에 청해속도는 별다른 부담이 되지 않았고 그 단 2개월만에 전 왠만한 방송은 다 이해하는 수준으로 청취력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영어를 그대로 이해하게 되면서 원콘텐츠를 원어로 감상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예전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일본의 에니메이션이랑 중국의 무협영화를 좀더 쉽게 구할수 있게 되었습니니다. 콘텐츠는 원래의 원어로 감상해야 제맛이 나고 또한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4차 동기부여). 제가 이러한 콘텐츠에 거의 광적인 팬이었는데 영어콘텐츠를 영어로 감상하듯이, 일본어콘텐츠를 일본어로 감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공부를 하여 이를 달성하고나서는, 다시 중국어콘텐츠를 중국어로 감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목표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의 동기부여는 항상 그 목표를 수년내에 달성하게 하는 강한 원동력이 되었답니다. 동기야말로 열정을 만들고 그것을 식지 않게 하는 원천이었던 것입니다. 근데 동기는 생각의 관점을 전환하는 것만으로 누구든지 만들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그러한 동기를 찾을수가 없다면, 여러분의 공부는 지속할 동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학습에 동기를 부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