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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지 않고 들어도 영어가 느는가에 대한 과학적인 고찰..

computer97 2011. 12. 18. 22:19

영어를 틀어놓고 무의식적으로 들어도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을 심심찮게 듣습니다. 이에 대해서 과학적 근거로 쓴 글이 이외로 없어서 많은 이들이 혼란을 느끼시는 것 같아, 이에 대하여 제가 과학의 관점에서 써봅니다.

 

이부분에 대한 설명을 하려면 우선 뇌의 작동원리부터 다소 알아야 하겠습니다.   

사람의 뇌는 의식의 영역에서는 병렬(패러랠)이 아닌 직렬(시리얼)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사람의 뇌는 기본적으로 멀티태스킹 구조가 아니며 따라서 멀티태스킹시 효율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우리가 실생활에서 하는 멀티태스킹은 단순히 여러 모드를 순간적으로 스위치 온/오프하면서 번갈아 처리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우리가 경험하는 '멀티태스킹'은 착각일뿐니다. 그 이유는 인간의 뇌력(Brain Resources)에는 한계가 있으며, 외부에서 정보가 입력될때,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입력에 뇌력을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뇌력이 배정된 입력만이 바로 우리의 의식에 떠오릅니다. 즉 역으로 말해서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입력은 전부 최우선적인 정보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입력정보는 일단 한달정도 해마부위에 캐쉬되어 있다가, 정말로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되는 경우, 그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저장되고 나머지는 버려집니다(즉 그 한달이라는 기간이 그 정보가 중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점이지요) 그렇게해서 아주 중요한 정보만이 우리의 뇌리에 남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정보로 인정받는 조건이 무엇이냐면 과학자들은 2가지를  듭니다.

 

첫째 그 정보가 우리의 감정과 연관된 경우입니다. 인간의 감정이 흥분되면 해마도 같이 흥분하며, 이러한 상태에서 입력되는 정보는 우리의 생존과 연관된 정보로 판단되어 우선적인 뇌력을 배정받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재미 또는 의욕을 느끼면 보상시스템이 자극받아 기억능력이 향상되며, 심지어 부정적인 감정,공포,혐오조차도 편도체가 자극을 받아 기억능력을 향상시킵니다. PTSD가 바로 후자의 극단적인 케이스입니다. 공포의 경험이 너무 생생하게 머리에 각인된 경우이지요. 

 

둘째 반복적인 입력입니다. 인간은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정보에 대해서는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하여 장기기억으로 변환합니다. 인간은 의식하든 하지 않든, 집중해서 받아들인 정보는 한달가량 해마에 보관합니다. 따라서 기억을 위한 반복은 바로 이 한달이내에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시일이 좀 지나서 우리가 전혀 의식못하는 기억이라도 실은 해마에 저장된 상태이므로, 반복적으로 들어온 기억은 기존의 기억에 덧씌어져 기억이 강화됩니다.

 

자 이제 위의 사실을 토대로 정리해보도록 하죠

인간은 수많은 입력정보를 우선순위에 따라서 처리하는데, 기본적으로 우리의 의식에 들어온 것이 우선순위에 해당하는 정보이며 그것만이 의미있는 정보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별다른 집중없이 듣는 정보는 거의 그대로 버려지게 됩니다. 학습에서 절대적인 요소는 그래서 바로 '집중X학습시간' 으로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집중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학습은 그 효과가 설혹 있더라도 아주 미미해서, 결코 바람직한 학습법이 아닙니다. 단 절반정도의 집중은 사람에 따라서는 효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고수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라면, 집중을 다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알아듣기 때문에 그리 나쁜 학습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사실 고수분들은 이 경지에선 공부라기 보다는 거의 취미에 가깝게 듣기를 합니다. 어떤 분야가 숙달이 되면 주의를 예전처럼 기울이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이해를 하는 단계에 접어듭니다. 반복이 되면 우리의 뇌는 하드웨어적으로 회로가 구성이 되어 빠르게 처리가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