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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초고수들은 다 알아들을까? 정말 다 알아들을수 있는 것이 가능할까?

computer97 2011. 10. 3. 09:50

가끔 외국어학습을 하면서 청해에서 다 알아듣는 것이 가능할까?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고수분들이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알아듣는 기분을 느끼는지도 궁금해하시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국어를 다 알아듣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지만, 다 알아들을 필요도 없다 입니다. 외국어를 다 알아들을수 없다고 단언할수 있는 근거는, 원어민조차 다 알아들을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도 우리말을 다 알아들을수 있는게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하실수도 있지만, 이건 엄연한 과학적 사실입니다. 사람의 뇌는 오감을 통해 감각정보를 받아들이는데 특히 시각/청각정보의 경우 혼란스런 정보를 싫어하고 패턴화된 정보를 무척 선호합니다.(우리가 여러가지 자연물/인공물에서 사람의 얼굴을 발견하는 것도 그때문). 혼란한 정보는 우리의 생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때문에, 뇌는 혼란속에서 패턴을 발견하려고 무척이나 애씁니다. 따라서 감각을 통해 들어온 정보중에, 해석불가능한 정보가 들어오면 그것을 메워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니다. 'Seeing is believing'이란 속담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시각정보를 100%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데 시각정보도 완전히 재조합인데 그 대표적인 사례3개를 소개드립니다

 

1. 인간의 눈에는 맹점이 있습니니다. 빛을 받아들이는 시각세포가 눈의 망막에 분포되어서 빛을 인식하는데 이 시각세포가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 맹점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검색^^). 원래대로라면 우리의 눈은 만약 한눈으로 사물을 볼때, 사물이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어야 되는데, 그 부분이 없는 것은, 우리의 뇌가 그 맹점부분을 미리 예측하고, 마치 포토샵같이 시각정보가 들어오지 않는 부분을 덧칠하듯이 시각정보를 채워 넣기때문입니다.

 

2. 우리는 사물을 두가지 관점에서 봅니다. 즉 왼쪽눈과 오른쪽눈의 사물을 바라보는 각도가 다릅니다. 근데 우리는 마치 하나의 일관된 이미지로 세상을 봅니다. 얼핏보면 너무 당연해보이는 현상이지만 이것을 설명할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즉  두가지의 관점의 시각정보를 뇌에서 합쳐서 하나의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로 재창조하는 것입니다.

 

3. 눈에는 색상을 인식하는 색각세포가 있는데 그 색각세포는 눈의 중앙에만 몰려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우리의 눈은 중앙만 칼러로 인식하고 주변은 흑백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하지만 뇌에선 주변의 색까지 모두 칼러로 렌더링을 해주기때문에 우리는 모든 것을 칼러로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각정보도 뇌에서 놓치는 부분들을 다 메워넣기때문에 저희는 시각정보에서 전혀  Missing Part를 느낄수가 없듯이, 청각정보조차도 우리가 놓치는 부분들을 뇌가 다 메워넣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뭔가를 못알아들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넘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는 눈과 귀로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뇌로 보고 듣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100% 외국어를 알아들을수가 없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정도까지(아마도 90%??) 알아들으면, 설사 나머지 10%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해도 아무 문제없이 우리의 뇌의 보정작용덕분에 우리는 별 무리없이 모든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다 못알아 듣는다고 해서 일상생활에서 별 불편을 느끼지 않듯이 말입니다.

 

ps: 여담이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으론 외국어를 알아듣는 한계는 95%(이 기준은 100단어중에 95개를 알아듣는 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영어랑 일본어듣기를 아무리 해도 둘다 95%정도에서 멈추었거든요. 근데 토익같은 경우는 매우 깨끗하고 표준적인 발음이기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한단어도 놓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