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잡설/드라마 감상

[서북세월(西北岁月)] 막 공개된 오뢰님 주연의 공산당 찬양 드라마... (비추!!!)

computer97 2024. 11. 6. 16:18

중국 공산당은 연례행사처럼 근대시절 공산당 찬양 드라마를 만듭니다. 근대시절의 중국공산당은 온갖 어려움을 뚫고 극적으로 정권을 잡았기때문에 공산당 선전에 좋은 소재입니다. 물론 이런 드라마는 일종의 세련된 세뇌교육 차원에서 제작되기 때문에 내용이 무미건조해서 비추입니다. 근데 여기 출연 배우들을 욕할수 없는게 중국의 잘 나가는 배우들은 거의 의무적으로 1번씩은 이런 선전물을 찍어야 공산당에 찍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조로사님도 '후통'이라는 공산당 만세 드라마 찍음). 실제로 요즘은 중국 MZ세대들도 국뽕드라마를 잘 안보기때문에 공산당이 고심끝에 MZ세대들에게 인기있는 배우들을 기용하는 추세입니다^^

바이두 서북세월 드라마사이트

두보쿠

이 드라마에서 오뢰님의 첫 등장씬입니다. '쉬중쉰'이라는 등장인물 소개자막이 눈에 확 띄죠^^.. 이 드라마 주인공은 바로 쉬중쉰입니다. 즉 이 드라마는 공산당외에도 쉬중신 개인에 대한 찬양을 목적으로 만든 드라마인거지요.

제목은 서북세월인데, 국민당과의 국공내전에서 밀린 중국 공산당은 산시성에 자리를 잡았는데, 산시성이 바로 중국 서북지역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오뢰님의 역활이 바로 쉬진핑의 아버지인 쉬중쉰입니다. 쉬중신이 누구냐면, 공산당이 국민당의 강한 공격에도 괴멸되지 않고 산시성에 자리잡는데 큰 기여를 한 소위 '개국'공신으로, 문혁때 마오쩌뚱에게 정치적 반대파로 분류되어 하방되어서 중노동하다가 덩사오핑이 복권되면서 다시 정계에 복귀한 이력을 가진 중국공산당 원로입니다 (그래서 쉬진핑을 태자같다하여 소위 '태자당' 출신으로 분류). 아버지가 어느정도 거물이었냐면 쉬진핑이 베이징대 졸업생인데 여기에 비화가 있어요. 쉬진핑이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었는데 (시골 토굴에서 살면서 농사짓던 애가 무슨 공부를 잘하겠습니까?), 아버지빽으로 베이징대에 시험없이 특채로 들어갔다는게 정설...

쉬진핑이 제2의 마오쩌뚱을 꿈꾼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 이게 되게 아이러니합니다. 마오쩌뚱은 대약진 운동을 일으켜서 중국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이 실수를 덮기 위해서 다시 문혁을 일으켜서 중국을 30년이상 후퇴시킨 주범입니다. 쉬진핑의 아버지와 본인은 마오쩌뚱때문에 시골로 가서 중노동하고 친누나는 홍위병에게 구타당하다 자살했습니다. 쉬진핑 개인에게 마오쩌뚱은 악몽같은 존재일텐데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이 워낙 마오쩌뚱 미화를 떡칠해놔서, 중국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면 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마오쩌뚱의 노선을 충실히 지키는 후계자임을 자처해야하기 때문에 쉬진핑은 지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다음번에도 주석직을 재차 연장할 것임을 이미 비공식적으로 드러냄).

아마도 쉬중쉰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공산당 찬양을 넘어서서, 아버지를 우상화시킴으로써 향후 연임을 앞두고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과연 중국인들은 위대한 영도자(?)인 마오쩌뚱이 왜 위대한 동지 쉬중쉰을 추방했는지 아는지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