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잡설/드라마 감상

공산당이 존재하는 한 중국문화가 변방에 머물수밖에 없는 이유를 문득 느끼게 해준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computer97 2024. 10. 12. 11:51

이번 한강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부상하고 있는 한국문화의 위상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쾌거입니다.

음악(BTS), 오징어게임(드라마), 기생충(영화)에 이어서 이번에는 소설(문학)으로 K-콘텐츠의 위력을 보여주었네요.

근데 오징어게임, 기생충, 한강님 소설들(노벨문학상은 어느 한 소설로 수여되지 않음)의 작자들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채식주의자'등의 소설가 한강님의 공통점은 모두 사회비판적 견해를 작품에 담은 이력으로 박근혜 정권시절 문화관광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분들입니다. 이 리스트에 오르면서 문화관광부의 각종 지원에서 배제되었고 당시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활동이 위축된 분들도 좀 있는 걸로 아는데, 그나마 이분들은 블랙리스트에 올랐어도 사전검열은 다행히 없었기에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르셨지요. 역시 사회비판을 자유롭게 할수 있는 분위기가 문화의 원동력중 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중국도 시진핑 집권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도 나오고 중국영화도 나름 영화제 수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쉬진핑집권 후 이 흐름이 완전히 단절된 것은 바로 공산당이 사회비판적 견해를 담은 작품은 철저하게 검열하기 시작했기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영화 '먼지로 돌아가다(2022)'는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이었는데, 정작 사회비판 내용때문에 중국내에서는 상영금지입니다. 중국내에서 상영하기 어렵다면 이런 작품을 만들어도 설 자리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중국에선 드라마/영화/소설을 만들때 셀프검열을 합니다. 셀프검열을 하는데 창의성이 발휘될 여지는 적어지는 거지요.

중국이 비정상적으로 고장극이 많은 것도 검열탓이 매우 큽니다. 공산당이 존재하는 시대와 그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의 검열기준이 아예 다릅니다. 공산당은 자신들이 존재하고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회부조리 묘사는 공산당의 무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므로 이를 허용할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현대물에 훨씬 엄격한 검열기준을 들이대기때문에,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 제작자들이 고장극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중국 경제가 감속하면 할수록 국민들의 불만은 높아질테고 공산당의 검열과 탄압은 더욱 강화될 여지가 큽니다. 중국인들은 전세계에 퍼지고 있는 중국 경제위기설도 잘 몰라요. 현재 중국내에서 경제위기설을 보도하면 간첩행위로 처벌받습니다(최고 사형). 중국에서 OTT가 등장하면서 중드의 수준이 지난 10년간 확연히 올라갔지만, 역시나 한드를 넘어서기는 불가능할 겁니다.

ps) 갑자기 든 생각이라서 두서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