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촌평/다국어 토막글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는 한국어/중국어/영어의 관용어구

computer97 2011. 6. 12. 15:13

누구를 말하고 있는데 바로 그사람이 나타나면 우리는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라고 합니다. 이때 그 대상자는 반드시 무섭고 두려운 존재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만 우리의 속담에선 '호랑이'에  비유합니다. 호랑이는 우리에겐 '무서운 존재'의 상징이기도 하죠... 근데 이런 관용어구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관용어구가 중국어와 영어어에서도 존재합니다. 중국어에선 说曹操,曹操就到

(조조도 제말하면 온다) 영어에선 speak of devil(악마도 제말하면 온다)가 바로 그것입니다. 정확히 이런 상황을 둔 관용어구가 3개국에 존재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관용어구의 구조도 흡사할뿐더라 모두 비유적인 존재가 등장한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호랑이(한국), 조조(중국), 악마(영어) 이 모든 존재는 각각의 문화권에서 일종의 공포의 '상징적인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공포감때문에 이런 존재들이 관용어구에 쓰인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이 존재들은 모두 공포스럽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만날수가 없는 존재들이기도 하지요. 즉 이 존재들이 저 관용어구에서 의미하는 것은, 그 상황이 도저히 일어날 거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나는 소위 '이외성'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가 아닐까하는 것이 제 나름대로의 소박한 추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