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 칼럼/어학의 정석

왜 외국어는 듣기만으로 말이 트이지 않는 것일까?

computer97 2009. 9. 1. 09:37

일단 배경지식이 필요하겠지요..

뇌에는 크게 두개의 언어중추가 있습니다. 이른바 브로카영역(Broca)이랑 베르니케영역(Werinicke)이죠.

두개의 언어중추는 서로 언어기능을 분담하는데 브로카영역은 말을 어법에 맞게 조합해서 말하는 speaking 기능을 담당하고, 베르니케 영역을 말을 언어적으로 이해하는 listning 기능을 담당합니다. 즉 인간의 뇌에선 말을 듣고 이해하는 곳과 그말을 조합해서 표현하는 곳은 완전히 분리된 영역에서 담당하며 이 두개의 언어중추가 상호 긴밀히 연결되어서, 대화를 할때 두군데가 다 열심히 활동하는 것입니다. (두개의 영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검색해보시면 아십니다)

 

뇌근육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뇌는 근육과 같아서 쓰면 쓸수록 그 부위가 발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어로도 뇌는 脑筋 입니다. 재밌죠^^). 근데 아무리 외국어를 들어도 소위 단련되는 부위는 베르니케 영역입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외국어를 잘 이해하게되겠지요. 근데 이론적으로는 speaking을 담당하는 부위인 브로카영역은 그만큼(?) 단련되지 않습니다. 즉 별도로 단련해야(즉 직접 말을 해봐야) 효과가 크다는 이야기지요. 아기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조차도 끊임없이 스피킹연습을 했기때문에 언어사용이 가능한 겁니다. 아직 말을 배우기전의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현상을 볼수 있습니다. 이른바 '옹알이'이죠. 근데 이 옹알이가 바로 모국어를 스피킹하는 연습의 과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외국어는 단지  듣고 이해하는 것과 그것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은 실은 약간은 별개의 일입니다(물론 완전히 별개는 아니죠^^) 듣기만으로 말을 잘하려는 것은 어렵고 말을 잘하려면, 절대적으로 말을 많이 해야 합니다.... 단 말을 하기 시작하는 것도 어느정도 말을 많이 들은 상태에서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어느정도 인풋이 된 상태에서 말도 나오는 것이지 무에서 말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왜 그렇게 수많은 책을 읽고, 많은 외국어를 들었는데도 말이 술술 안 나오냐는 걱정은 이만 접으시고, 말을 잘하시려면 표현을 많이 해보세요~

 

ps: 뇌의 모든 부위가 연결되었으므로 브로카를 단련하면 베르니케도 똑같이 단련되는것이 아닌가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뇌는 매순간마다 사용부위만 집중적으로 활성화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것이 뇌를 피로시키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