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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서 단어외우면 자꾸 까먹게 되는 이유...

computer97 2009. 6. 17. 14:55
 

간만에 글 하나 좀 올립니다하하... 외국어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가장 힘든게 까먹는거죠.. 특히 어휘를 까먹는 경우가 상당히 곤란합니다. 이건 확실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현저하게 느끼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실제로 기억력저하는 별로 없다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아시는 분이라면 굉장히 의아해하실 겁니다. 과학자들은 분명히 나이가 들어도  기억력은 아주 완만히 저하된다고 하는데 왜 자기는 어휘 암기력이 현저히 떨어질까?  나만 바본가? 이런 생각해보셨을수도 있습니다.기억에는 3가지 단계가 있죠.. 우선 기억할 대상을 정해 기억하는 1단계, 기억을 저장하는 2단계 그리고 기억을 회수하는 단계 이렇게 3단계로 뇌에서 기억이 처리가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저하되는 이유는 이 3단계중 1단계랑 3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인간의 기억저장능력은 거의 무한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2단계 저장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습니다. 그럼 1단계랑 3단계가 문제인데 사실 1단계도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1단계에서 젊은이들은 좀더 관심을 가지고 기억하려 하지만 노인들은 무관심한 상태에서 기억하므로 기억에 들어가는 단계에서부터 차이가 납니다. 즉 이를 달리 해석하면 애초에 기억자체를 제대로 열심히 하지 않았기때문에 2단계 기억저장단계까지 가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2단계 저장단계까지 가면 왠만해선 그 기억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암기를 열심히 했는데도 기억나지 않는건 바로 3단계에서 일어납니다. 왜 불러들이지 못하느냐면... 그 이유가 너무  간단합니다. 색인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컴퓨터하드디스크에 정보를 저장하면 나중에 그 정보를 불러들이는 것은 그 정보의 위치를 담은 색인을 참조해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하드디스크에는 정보를 저장할때는 단일한 파일도 여기저기 흩어져서 저장되는 것은 컴퓨터를 잘 아시는 분은 아시리라  생각됩니다만(즉 정보가 조각조각 저장되는 거죠) 인간의 뇌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하나의 에피소드 심지어 '어휘'이라는 이 단어자체도 뇌여기저기에  조각조각 흩어져서 저장됩니다. (어휘라는 단어를 보는순간,  그 발음이나 모양, 그 늬앙스같은 모든 정보는 하나의 장소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여러 부분에 저장됩니다) 그러므로 어떤 아주 단순한 내용을 회상할때도 엄청난 양의 색인(뇌에 해당정보가 저장된 위치를 알려주는 정보)을 불러와서 조각조각된 내용을 재조합하여 기억해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을 하면서도 인터넷의 인터페이스가 굉장히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뇌의 색인시스템이 바로 인터넷의 웹과 동일하기 때문이죠. 암튼 문제는 이 색인이 나이가 들수록 엄청나게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뇌에 저장되는 내용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면서 색인도 늘어나는데, 색인이 늘어나는 만큼 색인을 검색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색인에러도 커집니다.

 

결론은 우리가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뇌에 저장된 경험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뇌의 색인도 같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서 색인을 검색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꾸 기억력이 저하된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열공하세요~

 

ps: 실제로 아이나 어른이나 장기기억력에선 거의 차이가 없으나 단기기억력만큼은 나이가 들면서 좀 떨어지므로 우리는 기억력이 통째로 나빠진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다행히 단기기억력저하는 어학증진에 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