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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섭효과 관점에서, 여러 외국어 동시학습이 왜 어려운가?

computer97 2009. 7. 29. 10:22

외국어가 배우기 힘든 대표적인 이유로 간섭효과를 꼽습니다. 이미 배운 모국어의 영향으로 나중에 배우는 외국어는 힘들게 느껴집니다.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자꾸 모국어의 규칙을 (무의식적으로) 준용하려는 경향이 강하기때문입니다. 이것을 순행간섭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모국어가 외국어학습에 영향을 미치지, 외국어가 모국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게 모국어랑 외국어끼리가 아니고 외국어(중국어)랑 외국어(일본어)라고 가정해보죠. 그러면 간섭효과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됩니다.왜냐하면 일단 모국어때문에 중국어랑 일본어학습에 영향을 미칩니다(이것은 상당부분 무의식중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간섭효과를 의식적으로 느끼지는 않습니다). 근데 진짜 문제는 중국어랑 일본어가 뿌리내리기도 전에 서로 영향을 미칩니다. 일본어를 먼저 시작했고 중국어를 나중에 시작했다면, 일본어는 중국어에 순행간섭을 일으키고, 중국어는 일본어에 역행간섭(후자가 전자에 미치는 간섭을 의미)을 일으킵니다. 즉 모국어+외국어공부할때랑은 달리 역행간섭마저 일으키면서 간섭이 중첩되버리면서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역행간섭을 피하기 위해 중국어+일본어를 동시에 시작한다고 가정해봅시다.원래 어학에서 간섭효과는 어학이 능숙해질수록, 간섭효과가 사라집니다. 즉 초보단계에서 두 언어를 시작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간섭효과가 너무 크거든요. 따라서 외국어를 여럿할때는 하나는 잘하는 상태에서 다른 하나를 해야 간섭효과가 줄어드는 겁니다. 간섭효과를 무시하면 안됩니다. 이를테면 영어좀 하다가 좀쉬고 한동안 일본어공부만 하고난후 영어시험을 보면 영어실력이 떨어지는데, 이게 단순히 한동안 영어를 안해서가 아니라 일어공부자체가 영어실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런 영향을 최소하하기 위해서는? 간섭받아도 흔들리지 않게 굳건히 그 언어를 일단 마스터하는거죠.우리는 외국어를 공부하면 무의식이 다 정리해줘서 우리의 몸에 완전히 배는 단계에까지 갑니다.이정도면 생각하지 않아도 그냥 술술 구사하는 단계죠.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일어랑 영어를 분명히 구분해서 학습합니다만 그것을 정리해주는 우리의 무의식은 우리의 의식처럼 일어랑 영어를 구분하지 못하기때문에 두 외국어의 정보가 같이 들어오면 그것을 정리하는데 상당한 혼란을 느낍니다(뇌는 학습결과를 저장시 분류과정을 거칩니다). 기본적으로 간섭효과는 이러한 우리의 뇌의 처리과정과 관련이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