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 칼럼/게시 스크랩

[스크랩] 좀 뒷북입니다 (笑)

computer97 2009. 4. 12. 12:13

카페에 기여한 바가 너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뒷북이나마, 대단한 얘기는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회원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어서 제 경험을 써볼까 합니다.

이제 2009년이 완전히 밝았으니 저도 여러분도 힘을 내보아요 +_+

 

아마 일본어를 공부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필요보다는 '흥미'에 의해 시작을 하실 테고,

컨텐츠의 한계로 정체기에 다다랐을 때 고민하실 테고,

JPT 점수 쌓는 데에도 관심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일취월장한 '실력'을 더 꿈꾸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좀 어린 시절부터 호빵맨, 세일러문 같은 애니메이션부터 온갖 게임소프트까지 주변이 전부 일본 문화컨텐츠였어요.

책이랑 방송을 꾸준히 보니까 한자에도 익숙해지고 신조어도 익히고. 이런 식으로 접하니까 싫증도 안나고 좋았어요.

한동안은 일본어만 너무 봐서 모국어를 잊어버리는 위기까지 갔었습니다;

 

하.지.만 편협된 공부습관은 바닥이 보이기 마련인 지라.

마땅히 함께 일본어를 할만한 상대가 없던 저는 중1~2 때 엄청난 슬럼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는 공부하는 것도 안 좋아해서-_-;;; JLPT 문제집은 사놓고 10년 넘도록 맨 앞 페이지만 봤네요..............

제 생각에는 이 때가 소위 '머리가 크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조기유학이 '감'은 잡아주고 말문은 틔워줄지 모르겠지만 어린 애들이 쓰는 단어, 문형의 수준이 다 그렇고 그런 지라.

중등교육과정 이후의 어휘나 논리력을 따라잡아야 하는데 제 일본어는 초딩 수준에서 멈춰있던 거죠.

이런 면에서 진정한 외국어 실력은 모국어가 결정한다는 얘기들이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경제, 정치, 사회 전반에 대한 어휘도 표현도 모르는데 외국어를 유창하게 한다고 하기는 힘드니까요.

 

처음부터 대단한 점수를 받지도 못했습니다; JLPT 2번, JPT 2번을 쳤는데

2002년에 JLPT 1급 320점 -> 2006년 JPT 935점 -> 2006년 JLPT 1급 370점 -> 2008년 JPT 975

제 점수가 오른 비결은 딱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첫째, 어른이 되었고-_-; (JLPT의 경우 1교시 한자가 많이 올랐고, 예전엔 청해가 다 들려도 문제를 이해 못했습니다;;)

둘째, 꾸준히 그리고 많이 일본어에 노출된 환경에 있었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네요.

여태까지 제가 본 후기 중에 대단하다고 감동했던 분이 나리토시님 컴퓨터97님이신데

두 분 다 '노출되는 양이나 시간' 즉, input이 절대적으로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사실 저도 인풋량으로는 절대 두 분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네요.

외국어는 그저 무한노력입니다. '나는 안 돼'라는 말은 정말 부끄러운 거예요.

제 경우는 슬럼프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하던대로 계속 했더니 모르는 사이에 나아져 있었거든요.

좀 더디고 현명하지 못한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1000시간, 2000시간이라는 절대적인 수치가 있으면 결과는 나옵니다.

어느 분야든 1000시간 넘으면 '내가 이걸 좀 하는구나' 10000시간 넘으면 '길이 텄다'고 여겨도 된다네요.

물론 전문 업종으로 삼으실 거면 개개인의 감각이나 모국어 실력에 의한 차이가 나겠지만,

시험 앞에서는 공부한 만큼 공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정체기신가요? 원래 전성기 직전엔 삽질을 맨틀까지 파는 법입니다-_-;

 

노출량을 늘리시라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어요. JPT는 토익과 달리 편법도 안 통하잖아요.

저는 만화며 소설을 항상 원서로 읽었고, 일본음악을 곧잘 들었으며, 잠들기 전엔 일본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뉴스나 애니메이션 전체를 딕테이션 한 적도 있고ㅠ 천성인어, 교과서 수필집 등도 봤습니다.

 

독해는..사실 귀찮아서였지만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안 찾았습니다 -_-;;;;;;

7살 때 통 큰 부모님이 일본판 만화 삼국지 60권을 일시불로 질러주시는 바람에

가끔 이해 못하는 장면이 나와도 사전 안 찾고 60권을 3회독했던 기억이 납니다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문맥 익히는 습관이 되어 문법 공부 안하고 감을 길러준 요인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물론, 대학생 때 부터는 통역 및 번역 일을 하느라 사전을 애용했습니다!!!)

 

여러분. 청해 어려우신가요. 청해가 어려울 때는 문제의 요지를 잘 파악하고 눈치를 기르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안 들려서 못 푸는 문제보다 답을 몰라서, 문제 의도를 몰라서, 집중을 못해서 틀리는 문제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동음이의어나 음의 고저가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일본어 발음은 연음이 안 되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발음의 정확도나 속도는, 여러분이 즐겨보시는 버라이어티보다 훨~~씬 쉽다고 생각해요-_-;;

제 귀는 광속의 오사카 사투리가 오가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나,

얼굴 안 보이는 라디오의 얽히고 섥히는 크로스토크에 익숙해져서 공식시험 청해는 그냥 0.7배속으로 들립니다ㅠㅠㅠㅠㅠ

그래도 청해가 너무 빠르다 싶으면 평소 공부하실 때 배속을 빠르게 들어보세요. 시험장 가면 느려질 겁니다!

그리고 들으면서 '음. 여기까진 이런 내용. 음. 이번엔 이런 내용' 이렇게 정리하는 습관도 들여보세요.

 

한동안 토익 볼 때 한 달에 50점씩 올렸습니다-_-;

하루에 2~4시간씩 공부하던 시절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더 좋은 공부방법이 있었지만요.

토익도 제대로 공부하면 버리는 공부는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감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되더군요.

 

이 게시판 열심히 보시는 분들.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법 추려서 실천 꼭꼭 하시고요.

좋은 교재, 좋은 강사도 중요하지만 내가 하나라도 더 보는 게 중요합니다.

좋은 도구는 빠른 길로 올바르게 가도록 도와주지만 본인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가능하면 현재 내 점수에서 목표점수까지 뛰신 분을 벤치마킹하세요.

현재 점수가 500점대라면 800->900됐어요! 같은 글도 중요하지만, 500->800 됐어요!를 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아무튼 새해를 맞아서. 앞으로 카페 모의고사도 런칭하고 파트별 게시판도 활성화될 텐데

좋은 컨텐츠 많이 이용하시고 성적보고 게시판에 100점, 200점씩 마구마구 뛰었다는 글이 보고 싶네요 ^ ^*

물론 저도 정진해야겠고^_ㅠ 회원분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출처 : JPT 일본어 완전정복
글쓴이 : 루카流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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