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영어초보자들이 묻는 질문중에 영어의 문법과 독해중에 어느것을 먼저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봅니다. 시중에는 독해를 먼저 시키는 학습법과 문법을 먼저 시키는 학습법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법이 단연 먼저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의 공교육과정에서 외국어학습이 문법부터 시작하는 것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많은 언어학자들과 교육학자들의 연구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어린이가 언제 문법부터 외웠냐고 하면서, 마치 어른도 어린이처럼 외국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거의 유언비어에 가까운 아마추어적 이론이 여전히 난무한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략 13~14세를 전후로 하여 어린이와 어른의 외국어 습득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 언어학계의 정설입니다. 따라서 성인이 된 이상 우린 더이상 어린이의 학습방법을 그대로 따라할수가 없습니다. 거의 20만년이 되가는 호모사피엔스의 역사속에서 언어가 출현한것은 불과 몇만년밖에 안된 새로운 사건이며(인간의 성대가 말을 할수 있는 구조로 진화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성대가 진화하기전에 언어가 출현했을리가 없죠..,유인원이 말을 할수 없는 건, 실은 성대의 해부학적 구조자체가 발음을 제대로 할수가 없어서예요) 이 언어는 대게 어릴때 습득하기 마련이었기때문에 인간은 진화론적으로 어렸을때 언어를 배우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습니다. 우리 뇌는 따라서 성인단계에 들어서면 어린이처럼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대단히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어린이는 문법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지만 어른이라면 문법을 따로 배워야 합니다.
우리가 문법을 따로 공부하는 이유는, 물론 문법공부보다 독해 공부부터 시작할수도 있지만, 문법부터 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시행착오를 줄일수 있는 좀더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문법은 우리가 언어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구조를 가르쳐줍니다. 이러한 프레임을 마음속에 가지고서 독해를 공부해나가야지, 독해를 하면서 그런 구조를 형성해나가는 것은 엄청난 시행착오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가? 그것은 우리가 문법을 100%이해하고나서 독해를 공부할 필요가 없기때문입니다. 누구도 글을 읽고선 자전거를 탈순 없습니다. 문법이란게 문법책만으로 고수가 될순 없습니다. 기본문법만을 공부해서 대강의 틀을 잡은후에 독해라는 실전을 통해서 문법의 틀을 좀더 세밀하게 잡아나가야 합니다. 어학공부의 각 분야가 그렇듯이, 문법과 독해는 그런점에서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로, 둘을 병행해서 공부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인데, 다만 문법을 먼저 다뤄보고 이를 독해에서 실전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최선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