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촌평/다국어 토막글

[한중일 비교_No2] 한중일미 나라별로 살짝 다른 고백대사

computer97 2022. 11. 5. 17:19

저는 각국 드라마를 번갈아 보는 독특한 드라마 시청 버릇(중드=>한드=>중드=>미드=>중드=>일드=>중드)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나라별 드라마의 미묘한 차이덕에 좀더 신선한 느낌을 받습니다. 각 나라별 사랑고백에서 약간의 문화차이를 느낄수 있어서 재미삼아서 비교해 봤어요.

한국

널 사랑한다는 기본적인 표현외에 널 좋아한다는 표현도 많이 씁니다. 아무래도 사랑한다는 표현이 너무 노골적 또는 식상한 어감이라서 그런지, 약간 순화된 어감의 좋아한다라는 표현도 곧잘 쓰지요.

미국

사랑고백시 I love you 이 표현만 씁니다. I like you는 좋아함의 정도가 love보다 약하기 때문에 사랑고백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미국인들은 대체로 감정에 솔직해서 고백을 앞두고 헤매는 모습같은 건 드라마상에선 엄청 드물지요. 미국은 동거도 일반적이어서 사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은 편인데 누굴 사귄다고해서 아시아권(한,중,일)처럼 결혼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아요. 여러번 사귀어보고, 사귀어봐도 영 시원찮으면 그냥 친구로 지내자는 매우 실용적인(?)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교제상대랑 초기에 썸을 그렇게 오래 타지도 않고 이제부터 여자친구/남자친구 하자고 선을 긋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한중일에는 썸타는 것을 가리켜 밀당(밀고당기기, 한국), 駆け引き(진입했다가 철수하기, 일본), 欲擒故纵(잡았다 풀었다 하기, 중국)이라고 표현하지만, 영어에는 이에 이에 해당하는 표현이 없습니다 (play hard to get이란 표현이 있지만 늬앙스가 좀 다름)

일본

인간관계에서 중국은 친밀한 거리를 두고(중드에서 오지랖퍼가 넘쳐나는 이유..), 일본은 엄격하게 거리를 두고(남의 사생활에 관여않는게 기본예의),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중간쯤에 해당합니다(세 문화권의 Personal Space 관념 자체가 다름). 그래서 일본어에서는 사랑을 고백할때 愛してる(아이시떼루,좋아한다), 君が好きだ(기미가 스키다,널 좋아한다) 그리고 후자의 완곡어법인 君のことが好きだ(기미노고또가 스키다, 너의 대한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3개의 표현을 쓰는데 3번째 표현은 너무 돌려 말해서 어색할 지경입니다ㅋ(근데 전 이 표현이 매우 일본적(?)이라고 느낍니다). 근데 아이시떼루는 기미가 스키다보다 더 깊은 애정을 내포합니다. 그래서 한눈에 반해서 바로 고백할때 '아이시떼루'라는 절대로 쓰지 않아요. 이럴때는 항상 '스키'라는 표현을 씁니다 (중국어에도 똑같은 어법있음)

중국

我喜欢你(워씨환니,널 좋아한다)가 주로 쓰입니다. 이 표현은 좋아하는 모든 대상에 폭넓게 쓰이는데 사람에게 쓰면 상대를 이성적으로 좋아한다는 늬앙스를 내포합니다(이성적으로란 표현을 썼지만 실은 동성에게도 씀ㅋ). 我爱你(워 아이니,널 좋아한다)라는 표현도 종종 쓰긴 하는데, 이 표현은 我喜欢你보다도 더 깊은 사랑을 내포합니다. 그래서 좋아하기 시작하는 단계/썸타는 단계에서 고백할때 我喜欢你를 쓰고, 喜欢(씨환)의 단계에서 감정을 키워나가면 그게 爱(아이)가 됩니다. 상대방이 워아이니로 고백했다면 그건 상대방을 오랫동안 좋아해 왔다는 암시가 되는 거지요. 그래서 가족에게 좋아한다고 말할때(ex, 부모자식간) 我爱你라고 하지 我喜欢你라고 하지 않는 이유가 그겁니다.